노래방 대통령의 귀환, ‘나와 같다면’의 추억
90년대 학번이든 00년대 학번이든, 대한민국 남자라면 노래방에서 김장훈의 ‘나와 같다면’ 한 번쯤 안 질러본 사람 있을까요? 술기운에 고음 한 번 찍어보겠다고 목대 세우던 그 시절, 우리는 모두 방구석 김장훈이었습니다. 가사 하나하나가 맵싸하게 가슴에 박히던 그 노래는 지금 들어도 여전히 가슴 한구석을 뜨겁게 만듭니다.
사실 예전엔 보컬의 처절한 감성에만 취해 있었는데, 구력이 조금 쌓이고 기타를 잡고 보니 이 곡의 진정한 주인공은 중간에 터져 나오는 간주 솔로더군요. 절제된 듯하면서도 폭발적인 그 라인이 곡 전체의 감정선을 완성한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.
범용 기타의 끝판왕, 쉑터 SD-2와의 조우
이번 커버 연주에 동원된 제 보물은 바로 쉑터(Schecter) SD-2입니다. 기타 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녀석은 ‘사기캐’ 혹은 ‘범용의 끝판왕’으로 통하죠. 싱-싱-험 픽업 구조 덕분에 찰랑거리는 클린톤부터 묵직한 드라이브까지 못 하는 게 없습니다.
특히 이번 곡처럼 서스테인이 길게 뽑혀야 하는 락 발라드 솔로에서 쉑터의 진가가 드러납니다. 음이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게 뻗어 나가는 게, 마치 명리학적으로 막힌 운로가 뻥 뚫리는 기분이라고 할까요? 넥감도 쫀득해서 저 같은 아재 손가락도 제법 기교를 부릴 수 있게 도와주는 효자 아이템입니다.
손끝으로 소환하는 대학 시절의 낭만
오랜만에 쉑터를 메고 줄을 튕기니, 강의실보다 노래방에 더 자주 출석 도장을 찍던 대학 시절이 스쳐 지나갑니다. 그때는 그저 슬픈 이별 노래인 줄만 알았는데, 직접 연주해 보니 이 솔로 라인 안에 인생의 굴곡이 다 담겨 있는 것 같네요. 손가락 끝에 굳은살이 박이는 만큼 추억도 단단해지는 기분입니다.
여러분도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악기가 있다면, 혹은 마음속에만 담아둔 인생곡이 있다면 오늘 한 번 꺼내 보시는 건 어떨까요? 그 시절의 열정이 다시금 살아날지도 모릅니다.
